관타나모 수용소의 "성고문" 미국美 나라國 (USA)

미국이 알 카에다 조직원이나 탈레반 관련자라고 주장하며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중동에서 강제로 데리고 온 사람들이 억류되어 있는 쿠바의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이들의 이슬람 신앙을 조사 과정에 활용하기 위해 여성 취조관을 동원한 성적인 조사 (sexual interrogation) 가 이루어졌음이 공개되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 여성 취조관들은 이슬람 세계에서 금기시되어 있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들어가거나 가죽 속옷 차림으로 억류자들을 취조했으며, 한 사우디 남성의 얼굴에 가짜 생리혈을 문지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폭로한 사람은 얼마전까지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통역관으로 근무했던 전직 미 육군 소속의 에릭 사르. 그는 이같은 충격적인 사실을 담고 있는 책을 쓰고 있는데, 그 초고는 미국 국방부가 가져가 기밀사항으로 분류한 채 내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사실이 알려진 것은 최근 AP 통신이 그 초고 중 9쪽을 입수했기 때문입니다.

이 초고에는 미군 당국이 억류자들을 취조하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더 압박을 가하기 위해 여성들을 활용한 사례들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P 통신은, 그동안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많은 물의가 벌어져 왔지만, 이번 폭로는 이 비밀 수용소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가장 충격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에릭 사르는 AP 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러한 취조 방법을 매우 곤혹스럽게 생각해 왔으며, 이러한 전술 때문에 억류자들이나 그 가족을 비롯한 세계 사람들이 이 전쟁을 종교 전쟁이라고 인식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사르는 쿠바의 미군기지에서 2002년 겨울부터 2003년 6월까지 아랍어 통역관으로 근무했습니다. 그 자신은 아랍계도 아니고 이슬람 신자도 아닙니다. 사르의 상관은 수용소의 포로들로부터 좀더 영양가있는 정보를 얻어내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던 제프리 밀러 소장이었습니다.

사르는 자신이 약 20 건의 취조에 참가했으며, 이 취조 방법에 문제가 있음을 즉시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미군과 계약을 맺고 있는 민간인 여성이 미니스커트와 가죽 속옷, 브라를 비롯한 특수 의상을 입고 억류자들의 심야 취조 현장에 참석했다고 합니다. 이슬람 신자들은 자신의 아내가 아닌 여성과 가까운 접촉을 하는 것을 종교적 금기로 여기고 있습니다.

사르는 나중에, 이 의상이 취조팀 사무실에 항상 걸려 있으며, 문제의 여성이 심야 취조 때마다 저 의상을 입고 참석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한편,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석방된 억류자들은 수용소에서 "매춘부" 들로부터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사르가 묘사한 한 조사 현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밤, 한 여성 취조관이, 미국에서 비행학교를 다닌 혐의를 받고 있는 한 사우디 남성을 조사하는 자리입니다. 이 여성은, 포로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평생 여기서 썩어야 하며 변호사를 만날 기회도 없다고 계속해서 강조했습니다. 그래도 포로가 조사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자, "분위기를 좀 띄워야겠군" 하고 말했습니다. 포로는 눈을 감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군복 상의를 벗고 몸에 꽉 끼는 티셔츠를 드러낸 채 자기 가슴을 스스로 어루만지거나 포로의 뒤에서 그의 등에 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포로의 아랫도리가 발기됐음을 지적하며 조롱하기 시작했습니다. 포로는 그녀를 올려다보고 얼굴에 침을 뱉았습니다.

잠시 후 그녀는 통역관으로 일하고 있는 이슬람 교도에게 찾아가, 어떻게 하면 신에 대한 포로의 의존을 깨뜨려 버릴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통역관은, 포로에게 그녀가 월경중이라고 말하고 그를 접촉하며, 그의 감방에 물을 끊어서 씻지 못하게 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슬람교 원칙에 따르면 가족 이외의 여성과 접촉은 금지되어 있으며, 월경중인 여성은 부정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단이 쓰인 것은, 포로가 더이상 그의 신에 대해 순수한 신앙을 바칠 수 없도록 만들어, 신을 의지하며 저항하는 것을 포기하고 조사에 협조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여성 취조관은 붉은 잉크를 그녀의 속옷과 손에 묻히고 다시 조사실로 들어왔습니다. 이윽고 포로 주변을 빙빙 돌다가 자기 아래춤에서 붉은 잉크가 묻은 손을 꺼내며, 누가 그를 비행학교에 다니도록 지시했는지 다시 물었습니다. 포로가 극도로 혐오하는 눈으로 쳐다보자 그녀는 자신의 손을 포로의 얼굴에 문질렀습니다. 포로는 격한 비명을 지르며 그녀에게 침을 뱉고 묶인 상태에서 앞으로 튀어 올랐습니다. 그의 발목에 채워져있던 족쇄 하나가 부러졌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사르의 묘사는 이미 폭로된 두 건의 여성 취조관 사례와 매우 비슷하다고 합니다. 2003년 4월에도 관타나모의 한 여성 취조관이 상의를 벗고 이슬람 교도 포로의 머리를 만지고 그의 무릎에 앉아 조사를 벌인 사실이 공개되어, 징계되고 재교육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여성 취조관은 붉은색 잉크를 포로의 윗옷에 문질렀다가 구두 경고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러한 사실이 공개되자, 미군 관계자들은 논란이 일 수 있는 조사 방법들이 현재 모두 중지된 채 사용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관계자들은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 근무하고 있는 여성은 전체의 20% 정도라고 밝혔으나, 여성 취조관들이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미국이 전세계 40여 나라에서 끌어온 545명의 포로가 수용되어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이 구체적인 혐의도 없고 변호사를 만날 기회도 박탈당한 채 3년 이상 수용되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알 카에다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부와의 연관을 의심받고 있다고 합니다.

덧글

  • happyalo 2005/01/31 07:27 # 답글

    수용된 포로나 그런 방식으로 취조를 한 여성들이나 둘다 현재 세상의 피해자들 같습니다.
    남성 취조관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성을 취조하지는 않을 거라는 거 - 여성에 대한 성고문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수단화하지는 않는다는 거... 그런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 모든 상황이 슬프고 역겹습니다.
  • 기불이 2005/01/31 10:44 # 답글

    聖고문이라고 해야 할 것 같더군요. 종교적 금기를 일부러 침범해서.. 역시 고문이란 상대가 소중히 생각하거나 금기시하는 것을 범함으로써 인격을 파괴하는 치명적인 폭력이죠. 그런데 미군이 저지른 것은 증거가 남지 않는 대단히 악랄하고 교활한 고문들...
  • deulpul 2005/02/04 02:38 # 답글

    happyalo: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좋은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구 다른 곳에서(까지는 모르겠고, 적어도 한국에서) 벌어진 성고문은 대부분 남성 가해자와 여성 피해자의 구도였으니, 이 경우는 남성적 공격성이 그 저변이 되는 것일까요. 어쨌든 저 특이하게 사악한 취조 방식은 개인의 믿음을 볼모로 해서 벌이는 것이기에 더 비열하게 보입니다.

    기불이: 딱 맞는 말씀이네요. 정말, 신앙과 정신에 남은 상처는 그 신앙을 버리기 전까지는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테니 얼마나 괴로울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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