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사형 폐지 미국美 나라國 (USA)

3월1일 미국 연방대법원이 또 한가지 중요한 판결을 내렸습니다. 18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금지시킨 것입니다. 대법원은 1993년에, 당시 17세이던 크리스토퍼 시몬스가 한 여성을 납치해 강에 던져넣어 살해한 사건에 대한 최종심에서 위와 같이 결정하고,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인정한 1989년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대법원 결정은 5대4로 내려졌습니다. 미성년자든 성인이든 관계없이 사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표결 결과입니다. 미성년 사형 폐지에 찬성한 대법관 다섯 명은 진보적 성향의 네 명과 앤서니 케네디였습니다.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사리 분별이 어른보다 떨어지므로, 범죄 행위에 대한 인식에서 성인과 다르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판결문에서 대법원은, 이에 대한 국가적 합의가 존재하고, 국제 사회의 기준에도 맞지 않으므로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우리에게 놀라운 것은 미성년자 사형이 금지되었다는 이번 판결이 아니라, 그동안 미성년자도 처형의 대상이 되어 왔다는 점이군요. 판결문을 대표 집필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도 지적했듯이, 미국은 현재 지구상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는 거의 유일한 나라입니다. 과거에는 이란, 파키스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몇몇 사례가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허용하는 주는 텍사스, 앨라배마 등19개 주입니다. 미성년자 때 저지른 범죄로 사형을 언도받고 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는 모두 72명이라고 합니다. 그 중 29명이 텍사스주 소속입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성년 범죄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것은 모두 22건이고, 그 중 13건이 텍사스에서 집행됐습니다.

그동안 전대통령 지미 카터를 비롯해 많은 인권 단체들이 미성년자 사형에 대해 반대해 왔습니다. 이들은 인격적으로 미성숙한 미성년자에게 투표권도 주지 않고 담배조차 팔지 않으면서 책임만 지우려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합니다. 한편 대법원 판결에서 소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사형 언도의 정당성이 사안별로 검토되어야지, 일률적으로 18세 미만으로 규정되어서는 안된다며 포괄적 적용에 반대했습니다.

3년 전에 미국 대법원은 정신지체자의 범죄에 대해 사형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미성년자나 정신지체자 모두 범죄 행위와 그 결과에 대한 명료한 판단을 하기 어려운 처지라는 점이 고려됐지만, 범죄 그 자체만큼이나 반인륜적인 처벌 형태인 사형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져 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 참고기사: AP

덧글

  • 지아쿨 2005/03/03 22:25 # 답글

    사형제도는 어떤 이유에서이건 간에 존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물론 저도 가끔, 아주 가끔 정말 속에서 열불이 치솟을 때면 '저런 죽일 놈'이란 욕을 사용하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거두어들일 권리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신의 목숨도 포함해서요.
  • isanghee 2005/03/04 00:10 # 삭제 답글

    Justice Kennedy는 소위 보수 대법관으로 분류되는 사람인데 그가 폐지찬성으로 돌아서는 바람에 5-4가 되었다지요. 개인적으로는 미성년자에겐 사형제도가 적용되기 어렵다는 것을 악의적으로 이용하여 공범자들과 강도질을 하고 여인을 산 채로 강물에 던져 살해한 사람이라 단지 나이만 가지고 사형제 폐지 일률적용을 반대한 반대파의 의견이 좀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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