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글쓰기 요약보기전체보기목록닫기

1 2

말이 번거롭다

블로그 글이 만일 돈을 받고 쓰는 것이라면, 내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단어를 자르고 문장을 깎고 단락을 들어내는 일일 것이다. 글은 모자라서 나빠지기보다 넘쳐서 나빠지는 경우가 훨씬 많다. 좋은 글을 쓰는 법을 알려주는 믿을 만한 지침서들이 자르고 자르고 또 자를 것을 강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령 서점 글쓰기 코너를 채우고 있는 수많은 책 중...

정기 기고자의 담벼락

한 신문의 지면에 실린 기명 칼럼을 읽다가 실소한다. 글의 4분의 1 가량을 다른 작품 직접 인용으로 채웠다. 그러는 데에 어떤 뜻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뜻을 표현하는 방식으로는 지나치게 무성의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흔한 명언들로 채운 것 같은 나머지 부분을 합치더라도 칼럼은 감동도, 교훈도, 신선한 시각도, 논쟁거리도 주지 않는다. 값진 공간인...

필력이 뛰어난 실업자

조지 오웰이 영국 탄광 지대의 끔찍한 노동자 상황을 둘러보고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쓴 것은 1937년이다. 인류의 지혜를 독점하여 구현해 온 듯하던 유럽은 곳곳에서 전체주의를 독버섯처럼 피워올리며 또다른 야만스러운 전쟁으로 휩쓸려 가고 있었고, 대공황으로 악화된 실업 사태가 대서양 양안을 검게 물들이던 때였다. 문명은 근대스럽게 발달했으나 그 혜택...

문장의 물리학적 검토

문학상 수상작들을 모아 엮은 책을 몇 권 읽었다. 취향에 안 맞는 성긴 소설들을, 비육 거위 주둥이에 사료 쑤셔넣듯 억지로 꾸역꾸역 읽는 일을 견디다가, 이태준의 단편소설집을 읽으면서 마음의 평화를 다시 찾았다. 문장이란 쓰는 사람의 개성과 특색을 반영하게 마련이고, 또 그래야 좋은 문장일 것이다. 이렇게 그 색이 원래부터 다르게 마련인 존재로부터 옳은...

졸리운 손택

아는 분이 책 한 권을 건네 주셨다. 수전 손택이 쓴 <타인의 고통>이었다. 2003년에 출간된 <Regarding the Pain of Others>의 한국어 번역본이다. 2004년에 나왔고, 내 손에 온 것은 2011년에 찍은 7쇄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다가, 나는 곧 옛날 훑어본 기억을 떠올려 원문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유는 나중에 쓴다. ---...

괄호의 띄어쓰기

검색으로 이글을 보시는 분이 많아, 간단한 요약을 먼저 붙입니다.1. 괄호는 흔히 앞 단어(글자)와 붙여 쓴다. 2. 그러나 어떤 경우는 띄우는 것이 뜻이 더 명확하게 전달된다. 3. 한글맞춤법 문장 부호 규정에는 괄호의 띄어쓰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4. 따라서 뜻이 잘 전달되도록 적절히 띄우거나 붙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본문과 댓글을 함께 ...

바로 오늘 무언가를 쓴 사람

사람은 혼자서는 유아독존이지만, 사회 속에서는 하는 일로 흔히 정의된다. 그래서 개인이 사회적으로 표현될 때는 이름 앞뒤로 하는 일이 따라붙는다. 직함이다. 1. 전직(前職)어떤 일을 그만두거나 다른 일을 하게 되면, 전에 가졌던 직함에는 '전직'이라는 말이 붙는다.회사원이 퇴직하면 '전직 회사원 OOO'이 되고, 국회의원이 낙선하면 '전직 국회의원 O...

글쓰기는 자해 행위

익명 블로그이지만, 이런저런 계기를 통해 이 블로그를 알게 된 주변 사람이 좀 있(을 것이)다. 이들은 블로그에 댓글 같은 흔적을 전혀 남기지 않고, 또 실제로 만나도 블로그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아마 알긴 알되 찾아오는 일은 거의 없는지도 모른다. 자주 만나는 주변 사람이 블로그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종종 서늘한 느낌을 갖게 된다. ...

손을 씻고나서 쓰는 기사

어떤 블로거가 미국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대해 쓴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링크는 하지 않는다). 이 학교는 근처 주립대학교에서 교과 과정과 관련한 연구를 적용해볼 목적으로 세운 소규모 실험 학교다. 사설 재단이나 기관 소유가 아니라 주립대(공립학교) 소속이니까, 이 고등학교도 공립학교다. 그런데 교육청 관할이 아니라 대학 관할이라서 그 위치가 좀 독특...

유보적 표현

이따금씩 비판을 받는 흔한 말습관 중에 '-하는 것 같다'는 표현이 있는 것 같다. 이곳에서도 한두 번 다룬 것 같은데, 쓰이지 않아야 할 곳에서까지 무차별적으로 쓰인다는 점이 문제인 것 같다. 하지만 이 표현이 언제나 문제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떤 경우는 그 뜻으로나 쓰임새로나 꼭 맞는 표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를테면,1. 내일은 날씨가 좋을...
1 2



Adsense

Adsense2

구글 애널리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