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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소년사 12: 나체 구보 사건

"와... 쟤들 봐라!"창 쪽 분단에 앉아있던 한 녀석이 소리를 쳤다. 자습 시간이라 담임 선생님은 없었다. 시간을 아껴가며 친구랑 장난을 치거나 동화책을 보던 아이들이 우르르 창가로 모였다. 아직 쌀쌀한 4월의 운동장에서 아이들 한 떼가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다. 모두 윗도리를 벗었다. 일부는 바지도 벗었다. 반나체로 운동장을 달리...

명랑소년사 11: 이름 모르는 소녀

언제나 일정한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도, 막바지가 되면 더욱 빨리 간다. 종로의 플라타너스와 을지로의 은행나무 잎들이 다 떨어지자, 지하철 입구에서 계단을 밟아 지상으로 올라오면 하얀 입김이 풀풀 났다. 소년의 초등학교 마지막 학기가 저물어 가고 있었다.12월 초의 어느 날, 수업 진도를 대충 다 나가서 건성건성 수업을 하던 담임 선생님이 제안을 했다. ...

명랑소년사 10: 목마른 선생님

6월 말인데도 날씨는 한여름 같았다. 몇 주째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세상이 바짝 말랐다. 4학년 2반의 오늘 청소는 소년이 속한 3분단 담당이었다. 책상을 뒤로 밀고 교실을 쓸고 닦고, 다시 앞으로 밀고 쓸고 닦고, 이제 가지런히 줄을 맞췄다. 유리창에 매달렸던 여자 아이들 덕분에 낡은 나무 창틀에 끼어 있던 유리도 제법 깔끔해졌다. 노란 색 양은...

명랑소년사 9: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소년은 그냥 잘 먹고 잘 논 오후였지만, 소년의 어머니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소년이 동무의 생일 잔치를 다녀온 날 저녁에, 소년의 어머니는 몇 사람이나 모였는지, 음식은 무엇이 나왔는지, 그의 부모는 무얼 했는지를 자세히 물었다. 생일이었던 친구의 집은 마을에서 아주 잘 사는 집 중 하나였다. 시장 근처에 약국을 했는데, 동네에 있던 약국 서...

명랑소년사 8: 창 밖을 보라 흰 눈이 내린다

음악에 유행이 있으니, 노래도 시간이 지나면 그 곡조를 기억하고 흥얼거리는 사람이 적어진다. 그러나 이즈음과 같은 연말이면 잊지 않고 찾아 오는 캐럴은 다르다. 마치 11월 달력을 찢어내면 언제나 하얀 설경이 나타나듯이, 12월 달력 속에서는 언제나 캐럴이 흘러 나온다. 해마다 들으니 물릴만도 한데, 들으면 언제나 반갑다. 노래 자체가 명곡이어서라기보다...

명랑소년사 7: 세오녀 나라의 신비 소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소년은 어릴 때부터 일찌감치 사람에 대한 감정을 배우고 연습하고 가끔 그에 짓눌리기도 하며 살아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소년이 일곱 살 때부터 꼼꼼히 써온 일기장에 소녀들의 이름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좀 특이한 일이다. 아마도 소년은 자신의 감정의 조각들을 아무도 보지 않는 일기장으로부터도, 혹은 자기 자신...

명랑소년사 6: 몰표 사건과 서기 소녀

소녀들은 순간 어안이 벙벙했으나 정작 더 당황한 것은 소년들이었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다섯 소녀의 얼굴은 각기 다른 이유로 불그레해지기 시작했다. 네 소년의 얼굴은 각기 다른 이유로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하늘은 여자와 남자를 따로 내셨으니, 그 차이는 자못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맹숭맹숭한 소년의 신경을 자극한 것은 이상하게도 언제나 보들보...

명랑소년사 5: 단발머리 소녀

과외 선생님은 말하자면 담임 선생님과 친구였다. 두 분이 어떻게 친구인지, 원래부터 친구였는데 우연히 같은 마을에 살게 된 것인지, 같은 동네에서 비슷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친구가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여하튼 소년의 초등 3년 담임 선생님과 새터 마을에 살던 과외 선생님은 연배마저 40대 중반으로 비슷한 친구였다. 두 분이 친구인 것을 알게 ...

명랑소년사 4: 문지르며 싸우는 어른들

자라면서 이런 장면은 언젠가 한 번은 목격하게 된다. 시간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소년의 경우는 지나치게 일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소년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닌 것은 전에 밝힌 바와 같다. 그 중 인천 부평에 잠시 살았을 때다. 부평 시절은 삼 개월 정도였으며, 따라서 선생님하고도, 급우하고도, 교정의 플라타너스 나무하고도 ...

명랑소년사 3: 브로크백 과수원

첫 수업은 국어였다. 이상인 선생님은 그를 자리에 앉히자마자 옳지, 너부터 읽어봐라 하며 새로 전학 온 학생을 일으켜 세웠다. 전학 소년은 얼떨결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3-1 국어책을 읽기 시작했다. 순간, 소년을 비롯한 학생 모두는 배꼽을 잡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전학 소년이 나타난 것은 6월쯤이다. 서울에서 전학왔다고 했는데, 키도 크고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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