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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이 피로하십니까

적폐 청산은 시대의 과제다. 국민의 요구가 정치권으로 이전되는 과정에서 정치 구호로 변질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여전히 중요한 시대의 과제임은 틀림없다. 지금은 한국 사회 곳곳에 쌓인 폐습과 범죄를 확인하고 경계하고 반성하여 나라를 정상 국가의 위상으로 끌어올리기에 최적인 상황이다. 의도하여 조성한 상황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게 되었다. 이런 환경은...

모든 정치는 회색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오직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이다"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펠레스가 한 말이라고 한다. 80~90년대 사회과학 출판사 풀빛에서 펴낸 책들에는 속지 맨 앞에 저런 말이 새겨져 있었다. 잎이 풍성한 나무 그림과 함께.모든 이론을 색으로 형상화한다면 정녕 회색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선거판을 색으로 형상화한다면 ...

대선늬우스 01: 토론, 성형미인, 심상정

1.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토론두 차례 대선 토론이 열렸다. 첫 번째인 4월13일의 SBS 토론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했고, 두 번째인 4월19일의 KBS 토론은 그동안의 틀을 깬다며 '서서 하는' 방식으로 했다. 그동안의 한국 대선 토론은 너무 답답했다. 할 말 많은 사람들을 데려다 놓고 분 단위, 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며 후보자들을 압박했고, 사회...

노란 리본과 태극기

(사진)한 나라 국기의 가치가 이렇게 추락하기도 참 어려울 것 같다. 이른바 태극기 시위라는 어용시위에 등장하는 태극기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내 나라 국기가 부패와 무능, 협잡과 졸렬, 불법과 적폐를 옹호하는 상징으로 악용되는 꼴을 보는 심정은 참담하다. 그런 세력에게 자신의 권리를 상납하고 스스로 그에 지배당하기를 염원하는 인간들이 등짝에 태극기를...

광화문에서 나는 슬프고 행복하다

옛날 꾼 꿈.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초저녁, 나는 시골 야산 중턱에 홀로 앉아 있었다. 사위는 점점 어두워지는데 먼 곳에서 온몸에 빛이 나는 용이 한 마리 달려오는 것이다. ㅡ 그렇다. 길몽 중의 길몽, 용꿈이다!환하게 빛을 발하는 용은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빠른 속도로 다가왔다. 나는 신기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용이 바로 내 앞을...

내 목소리가 담긴 구호판

한 대학생의 대자보에서 시작된 '안녕들 운동'이 2013년 연말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일으키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게 작은 희망의 불씨가 되어 활활 타오르기를 열렬히 기대하고, 또 어떤 이들은 그런 일이 벌어질까봐 찬물을 끼얹으려 기를 쓴다. 운동이 시작된 계기와 번져나가는 양상이 극적이고 그 함의가 중대하므로, 언론은 이런 움직임을 열심히 들여다 ...

구라 아니고 실화입니다

아고라가 아니라 아'구라'군요.지난 6월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친구를 만나 맥주잔을 기울이며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전철이며 버스가 끊겼습니다.저의 집은 의정부입니다. 예전에는 종로 5가에서 '총알 택시'를 탔습니다. 위험하기도 하고 실제로 사고가 난 적도 있지만, 심야에는 싸고 빠르며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없어졌다네요....

길에 깃든 말

소통 부재의 시대, 말이 말로서 힘을 잃고 글이 글로서 힘을 잃을 때, 말은 길에 깃들 수밖에 없습니다. 말과 글은 길에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랜만에 서울 거리를 실컷 걷고 있습니다. 걷다가 지치도록 걷고 있습니다.1만 명 속에서 홀로 외로웠지만, 1만 명이 있어 외롭지 않았습니다. 5만 명 속에서 홀로 외로웠지만, 5만 명이 있어서 외롭지 않았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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